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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사례

서브비주얼
귀촌 꽃을 심으니 사람도 오고 소득도 오고... (장흥군, 선학동 마을)
등록일 : 2021-03-02 작성자 : 서울센터 조회수 : 259
사례 및 상세 꽃을 심으니 사람도 오고 소득도 오고... (장흥군,  선학동 마을)_4


꽃을 심으니 사람도 오고 소득도 오고....

                                                 

                                                                         - 장흥 선학동 마을


노란 꽃물결이 와이드 스크린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마을과 산 사이, 모든 밭엔 유채꽃이 일렁인다. 뒤로는 푸른 바다가 일렁인다. 바람이 불어오면 노란 유채꽃 바다와 푸른 바다가 함께 일렁인다. 사람들은 유채꽃 사이에서 즐거워한다. 

봄날의 장흥 선학동 마을의 풍경이다.


선학동의 아련한 풍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가을엔 파도의 포말처럼 온통 하얀 것들이 마을을 뒤덮는다.

 메밀꽃이다.


               

 <영화 천년학 세트장 및 이청준 문학탐방길>


봄엔 유채로 환하고, 가을엔 메밀꽃으로 환한 마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의 촬영지이자 ‘천년학’의 원작인 이청준 작가의 ‘선학동 마을’의 무대로 유명한 장흥 선학동.

장흥에서도 외따로 떨어진 오지. 

45가구 100명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 선학동에 많은 사람들이 꽃을 보기 위해 찾아든다.



주민들 뜻 모아 유채꽃 심어

우연한 일은 아니다. 의도된 일이다. 

유채꽃과 메밀꽃이 원래부터 선학동 마을에 존재했던 건 아니다. 지금의 선학동 마을이 되기까지 마을 주민들의 뜻과 노력이 있었다.


“이청준 작가의 소설 배경이자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촬영지로 마을이 유명세를 타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막상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게 없었습니다. 영화 속 주막 세트장 보고 나면 끝이라서 많이 미안해했어요. 마을 주민들을 설득했어요. 꽃을 키워서 사람들을 오게 하고 소득도 올려보자고. 마을엔 거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인데 언제까지 콩 심고, 보리 심고 할 거냐고. 그렇게 주민들이 의견을 모았고, 넓은 밭과 논에 유채를 심기로 했습니다.”

선학동 마을 최귀홍 이장의 설명이다.



                

 <선학동 마을 최귀홍 이장,   마을을 가꿔온 시간을 알수 있는 사진들(학산관내 전시실)>


그렇게 유채를 심기로 결정하고 2005년 경관보전직불제 시범사업을 신청했지만 안타깝게도 제외됐다. 

좀 더 내용을 보강해 이듬해인 2006년 시범사업에 28농가 10ha 밭을 유채로 신청해 선정됐다. 

그렇게 고생하면서 유채를 심은 성과는 2007년에 나타났다.


 2007년 봄, 유채꽃이 만개했을 때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 시사회가 장흥에서 열렸다. 

그 때 임 감독을 비롯해 장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은 선학동의 만개한 유채를 보면서 감탄을 했다고.

그 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최 이장은 유채를 심기 위해 보리를 포기하고 그 결과를 봤으니 이번엔 여름작물인 콩까지 포기해보자고 마을 사람들을 설득했다. 

콩 대신 메밀을 심어서 가을엔 메밀꽃을 피워보자는 제안이었다.

그래서 선학동 마을을 감싸고 있는 15ha(약5만평)다락밭과 15ha 논(총,30ha,10만평)에는 봄에는 유채꽃이 가을에는 메밀꽃이 흐드러진다.


사실 선학동 마을의 원래 이름은 산 아래 마을이라는 뜻의 ‘산저’였다. 2011년 선학동으로 행정명을 변경했다.

영화와 소설 때문에 ‘산저’라는 마을 이름보다 ‘선학동’으로 전국에 알려져 있어서 당시 최귀홍 이장이 마을 주민들을 설득해 명칭변경을 추진, 2011년 10월21일 선학동(仙鶴洞) 으로 행정 명칭이 변경됐다. 

명칭 변경 후 더 많은 사람들이 선학동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주민 주도, 마을공동체 활동 활발

유채꽃과 메밀꽃에서 시작된 선학동 마을의 변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마을 곳곳을 돌담으로 바꾸고, 마을 어귀마다 꽃을 심는다. 

선학동 나그네길 탐방로를 만들고 고목나무 판자를 만들어 이청준 작가의 소설을 새겨 설치하기도 했다. 

모두 주민들이 직접 한다.



               

<마을경관사업으로 조성한 마을 돌담, 학산관 외부모습>


해마다 10월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필 땐, 마을주민 주도로 선학동 메밀꽃 축제가 열린다.

선학동마을은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한 '2012년 경관 우수마을 콘테스트'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됐다. 

2014년에는 전라남도로부터 경관 우수 시범마을로, 2015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새뜰마을로 선정됐다.


주민들 간의 화합도 인상 깊다. 

선학동 마을이 얼마나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지는 마을의 센터와도 같은 ‘학산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새뜰 마을 사업 선정으로 원래 마을 창고였던 곳을 개조한 ‘학산관’,

 마을주민들을 위한 공동 식당, 작은 도서관, 사진전시실, 선학동 마을 농악단이 모이는 공간, 소규모 메밀가공시설 등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학산관에 모여 농악 연습도 하고, 식당에 모여 음식도 나누고, 여러 행사도 한다. 

흥을 돋울 노래방 기기와 영상을 볼 수 있는 빔프로젝터도 갖췄다.

2층 사진전시실에는 그 동안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어떻게 일궈왔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함께 모여 마을을 손보고, 유채를 심고, 원두막을 수리하고, 학산관을 리모델링하고. 

그 모든 노고의 순간들이 사진 안에 있다. 

그리고 그 세월을 알리듯 사진 속에 웃고 있는 마을 주민들 중에는 이미 고인이 된 분들이 꽤나 있다.



               

<학산관 내부 교육장 및 작은도서관, 마을공동식당 모습>


하지만 선학동엔 새로운 이들도 찾아든다. 

해마다 선학동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도 있지만, 선학동 마을을 새로운 삶터로 삼고 살기 위해 타지에서 정착해오는 이들이 생기고 있다.

서울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은퇴 후 돌담 있는 마을을 찾아 선학동에 정착한 경우, 건축업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경우 등 2019년 2020년에 4팀이 귀농, 귀촌, 귀어를 했다.

얼마 전인 2020년 11월29일에는 선학동으로 귀농, 귀어, 귀촌한 7가구 12명을 환영하는 행사를 학산관에서 가졌다.

마을주민들이 모여 이들의 귀농, 귀촌, 귀어, 귀향을 환영했다. 

이들은 벌써 마을 일에 자신들의 재능을 기부하며 섞여 들어가고 있다.


“손해를 감수하고 꽃을 심었다. 그랬더니 사람이 왔다. 아직까지 소득부분은 아쉬운 수준이지만 꽃을 심은 이후 마을이 완전히 바뀌었다. 꽃도 보고 님도 보고 뽕도 딴다. 꽃이 있어 마을 주민들 편안해지고, 사람들 와서 소득 올리고 1석4조라고 생각한다. 마을 주민들이 고생이 많았다. 이제 마을 주민들 건강하게 오래만 사세요 한다.”

최귀홍 이장이 말하는 마을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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