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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고, 체험장 만들고, 농가맛집도(순천 덕동원)
등록일 : 2021-01-18 작성자 : 서울센터 조회수 : 581
사례 및 상세 농사짓고, 체험장 만들고, 농가맛집도(순천 덕동원)_2



농사짓고, 체험장 만들고, 농가맛집도

 - 순천 송광면 덕동원 안기옥, 박의천




"첫 농사를 지을 때다. 씨를 뿌리고 싹이 났다. 쭈빗 올라온 것이 너무 예뻤다. 

그런데 마을어머니가 풀이라고 하더라. 그런데도 예뻐서 뽑아내지 못했다. 지금은 원수가 됐지만…."

그렇게 시작한 농사다. 호미 한번 잡아보지 못한 서울여자였다. 2005년 남편과 함께 귀농을 했다.

 귀농이라는 말이 흔하지 않을 때다. 

순천 송광면 덕동원 안기옥 대표. 

농사지은 돼지감자를 차, 분말, 과자류 등으로 상품화해서 판매하고 있고, 교육체험장과 농가맛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안 대표는 귀농생활을 "반전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귀농 자체가 삶에 가장 큰 반전이었고, 일차 농산물 생산으로 시작해 다양한 사업으로 늘 변화를 꾀했다. 지금도 '가든'과 연결시킨 팜파티, 체험장을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덕동원, 안기옥 박의천 대표>


5년 동안 준비한 귀농, 마음가짐 다지기도

귀농의 시작은 광양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남편 박의천 씨의 '뜬금없는 계획' 때문이었다. 

남편은 귀농 계획서를 작성해 내밀었다. 

늦동이 아들을 가르치려면 퇴직하기 전에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아토피가 심한 아들의 건강문제도 컸다. 막연했지만,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은 5년 동안 착실히 준비를 하자는 것. 

귀농준비는 시골생활, 농사 정보를 얻는 것도 있었지만, 농촌에 살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지는 것이기도 했다. 

'월급'이 아닌, '생활전선'으로 뛰어드는 일. 

안 대표는 광양 오일장에서 '김장사'를 했다. 

"농사도 장사라는 생각을 했다. 생산물을 팔아야 하니까. 또 하나는 내 '배포'를 실험해보는 것이기도 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해보는 장사, 시장어머니들과의 어울림이 나쁘지 않았다. 

그때 장사 경험이 큰 밑천이 됐다고 한다. 

"어머니들과 장사하며 사람과 관계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주고받는 말, 인정, 세상 돌아가는 방식 등. 어머니들을 보면 돈 버는 방법이 따로 없더라. 아끼는 것, 번 돈 안 쓰는 것이 가장 컸다. 자신감이 생겼다."



        

        <순천시 송광면 덕동마을 입구 및 각종 장아찌 및 효소를 담는 장독들> 


순천시 송광면 덕동마을. 

그들이 선택한 터전이다. 

주암댐이 내려다보이는, 깊고 깊은 산골. 이곳을 선택한 것은 '자금'이다. 

"도심 가까운 곳은 땅값이 비싸다. 농산물 생산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값싼 땅을 찾은 것이다. 또 이곳은 수자원보호구역이다. 유기농, 친환경 농사를 시작하기에 적격이었다.“

'계획된 작물'이 아닌 마을사람들이 심고 가꾸는 벼, 고추, 무, 가지 등을 심었다. 

마을사람들 도움으로 생산은 무난하게 해냈지만, '생활'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땅을 일구며 농사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그는 "걸음마부터 배웠다"고 말한다.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은 다른 작물을 계획하고 농산물 가공을 생각하게 했다. 배추를 절임해서 판매하고 돼지감자를 건강즙으로 분말로 만들었다. 돼지감자 과자, 소금, 부침가루 등 특허를 냈다.



        

        <덕동원의 돼지감자로 만든 소금 및 돼지감자 과자, 솔입주>


마을어머니들은 '스승', 요리 배워 농가맛집을 열고

'시골살이'는 '사람살이'었다. 

"예전보다 더 즐겁게, 행복하게 살려고 시골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농사는 남의 손을 빌리지 않을 수 없다. '끼리끼리'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함께 살아가는 재미를 붙였다." 

낯선 외지사람, 먼저 마음을 여는 것도 필요했지만, 다가서는 방식도 중요했다. 

"마을어머니들께 '그랬구나' '그랬었구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알아봐 드리고 귀담아 들었다. 최근에 귀농한 한 분이 마을사람 관계가 힘들다고 하소연 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조각상만 보여줬다." 

조각상은 3개이다.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 눈 가리고 3년'을 표현한 조각상. 

"'텃세'를 내야한다. 조용한 마을 흔드는 것은 귀농한 사람들이다. 시골 대부분 길은 주민들이 개인 땅을 희사해서 만들어졌다. 시골은 개인의 희생, 베품이 오랫동안 자리 잡혀 있다. 귀농인들이 자기 것이라고 울타리 치면 거기서부터 틀어진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안고, 업고 가야 한다." 

부부도 땅을 내놓았다. 밭을 줄이고 경운기, 용달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고추 따 먹어라고 하면 고추 따 먹어야 한다. 서운해 하신다. 시골은 나누는 것이 일상인 것이다. 하나를 드리면 열을 가져다 주신다. 고구마, 호박이 쌓인다. 안 좋은 것은 본인이 드시고 좋은 것을 가져다주신다." 


안 대표에게 마을어머니들은 '스승'이다. 

안 대표는 요리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귀농해서 장아찌, 나물무침, 된장, 효소 등을 다 배웠다. 어머니들께 전수받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발전시켰다. 그것을 어머니들이 평가를 하고…. 

2018년 그는 순천시 음식경영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순천의 특산물인 대갱이(개소겡)를 넣은 고추장을 만들었다.

 마을어머니 한 분과 한짝이 돼 출전했었다. 


10년 전부터 농촌진흥원 '농가맛집'에 선정돼 음식점(?)도 운영하고 있다. 

마을어머니들과 함께 장아찌, 나물, 채소, 그리고 고사리를 빨갛게 무쳐 만든 양태찜 같은, 자신이 개발한 음식을 걸개 차려 내놓는다.


덕동원은 마을 농산물 판매도 거든다. 

"고추 좀 팔아봐, 하고 얘기를 던져주시면, SNS에 올린다. 

누구 어머니가 마을에서 키운 것이라고. 왜 사람들이 안사겠는가. 맑고 깨끗한 곳에 '베테랑 농사꾼'들이 키운 것인데….

" 농사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난다. 

비트, 야콘 등 새로운 작물을 선택해 심으면 그 다음해에는 수확량이 배가 된다. 

"새로운 작물이 되는지 먼저 심어본다. 어르신들은 처음 보는 작물도 보면 안다. 농사기술이 있으시니까,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나온다.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남편 박의천 씨는 마을에서 '한글학교'를 열기도 했다. 

자식, 손자들에게 손전화로 온 문자를 읽고 답장을 보내는 방식으로 가르쳤다. 주민등록번호 외우기, 은행일 보기 등 어르신들이 실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마을에 행사가 있었을 때, 손님 한 분이 "덕동원은 어떻게 마을 사람들 인심을 얻었냐"고 물었다. 

마을 어르신 한 분이 "자식을 어떻게 안 예뻐하냐. 어머님, 아버님 하고 부르는데. 자식들한테보다 더 많이 그 소리를 듣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식생활 우수체험공간으로 인증받은 덕동원, 농장체험 학생들이 고마음을 담은 쪽지> 


이 길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간절함이 중요

박의천 씨는 귀농에 대해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술력은 두 번째이다. 이 길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간절함으로 귀농을 시작해야 한다. 작은 실수를 계속해야 한다. 이론과 실제는 딴판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정답이 없듯이 귀농에도 비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기초가 중요하고, 미리 체험하고, 간접적으로라도 준비해서, 쉽게 무너지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농촌을 지켜주셔 감사합니다. 맛으로 농촌을 아름답게 디자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짧은 시간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갑니다"(연암대학교 농대영농창업과정 박시연). 

농장체험장 한쪽에 학생들이 적어 놓고 간 쪽지.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교육농장으로 선정된 덕동원은 '청년농업인 육성 멘토링 교육' 등 교육사업이 한창이다.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3박4일 동안 덕동원에 와서 농장운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배운다. 

농사, 체험과정, 농산물 가공 등 농업 마인드를 몸소 체험한다. 

2020년에는 덕동원에 다녀가 이곳 사례를 발표한 청년들이 '청년농업인 발표회'에서 최우상을 받기도 했다. 

"젊은이들이 우리들의 꽃이다. 농촌의 희망이다. 한 친구라도 농촌에 자리 잡아 마을일들을 신나게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래서 청년들이 교육 올 때는 일을 최대한 미루고 짧은 견학기간이라도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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