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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사례

서브비주얼
귀촌 워라밸이 보장되는 인생2막
등록일 : 2024-02-01 작성자 : 서울센터 조회수 : 437
사례 및 상세 워라밸이 보장되는 인생2막_4

 가을풍경  



나는 산자락 아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다채로운 자연의 색깔은 물론이고 농사짓는 풍경은 쉬이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학창시절까지 시골로 가서 살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도 시골을 떠나 도시에서 좋은 직장을 다니며 사는 것이

일종의 성공한 삶으로 생각하는 여느 시골의 분위기 때문이었지 싶다.


누구나처럼 나도 큰 도시로 나와 직장을 다니며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들을 보냈다.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시간조차 나에게는 힘이 들었다. 

사람들의 표정은 너무 어둡고 우울해 보였고, 

창문에 비친 내 표정도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도시의 삶에 크게 불만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소비하고, 내 손으로 자급하는 것 하나 없음이 

조금은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도시의 속도는 내겐 너무 빨랐다. 

어디에 맞추는 것보다 내 속도와 색깔대로 살고 싶었고, 

도시보다는 시골의 환경이 더 알맞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시골로 내려가서 어떻게 살까?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하는 고민 속에서 

귀농단체에 들어가 활동가가 되었다.

 

1년 농사학교를 담당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밭농사, 논농사를 지어볼 수 있었다.

그 경험으로 농사를 지어 먹을거리를 자급해보고 싶은 꿈이 더욱 뚜렷해졌다. 


짝꿍도 비슷한 생각들을 했던 터라, 

우리는 몇 년의 준비(?)끝에 시골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어느 지역이 좋을까 이야기 나눠보다 

짝꿍이 좋아하는 바다, 내가 좋아하는 산이 있는 곳들을 골라보았다. 

그렇게 여러 지역 중에 강진, 해남, 장흥, 남해 정도로 추려졌다. 

그러다 남도에 답사 겸 들렀을 때, 

장흥에 사는 친구의 숲속집에서 하루 머물게 되었다. 


밤하늘에 수없이 반짝이는 별, 풀벌레 소리, 

그 오롯한 자연의 풍경에 반해 다른 곳은 더 다녀보지도 않고 덜컥 장흥으로 내려왔다.


전라남도 장흥군의, 

시골로 내려온 우리의 삶은 도시의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 

회사생활의 바쁜 시간 대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무를 쪼개 불을 피우고, 삼시 세끼 밥을 해 먹고, 

작은 텃밭을 일구고, 숲을 산책하며 느긋한 일상을 보냈다. 


게다가 시골에는 재밌는 일감들이 많았다.

직접 대나무를 베어와 생태화장실을 만들고, 

감자를 심고 거두고,

가을에는 감말랭이를 만들며 알록달록한 색깔들로 삶을 채워나갔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만의 속도와 색깔, 

삶의 방향들을 알게 되었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마음은 충만해졌다.


                  우리집 밥상                                                                               텃밭                                                                         

     

                            생태화장실                                                                 숲속집



장흥에 이주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지역의 활동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친구의 소개로 ‘얼척 없는 벼농사’ 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그 덕분에 1년 논농사의 흐름을 익힐 수 있었고, 

지역에 서서히 녹아들 수 있는 좋은 활동이었다.


더군다나 쌀을 자급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목표였기에 

소량이지만 쌀을 사지 않고 지었다는 것에 놀랍고 기쁘기도 했다. 

농사의 즐거움을 맛본 소중한 첫 해였다.


               얼척없는 벼농사_ 가을걷이


우리가 시골에서의 두 번째 해를 맞이할 무렵,

인근에 작은 논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가능한 기계를 쓰지 않고, 내 몸을 도구 삼아 농사지을 생각이었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논을 사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농업경영체’를 등록하는 것이었다.

올해 초(2023)에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을 신청했던 터라, 

서둘러 농부의 조건들을 갖춰 나갔다. 


농사를 지속하려면 최소한의 생활비가 있어야 하는데, 

3년 동안 청년농부에게 생활비를 지원해주는 

‘청년후계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은 나에게 알맞은 지원정책이었다.

더군다나 나처럼 연고 없이 지역에 내려와 농사짓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올해 8월부터 지원금을 받게 되었고 

덕분에 생활비의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 


누구에게는 작은 금액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오롯이 농사에 집중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농사뿐만 아니라, 

지역의 작은 장터에 나가 물건도 팔고, 

태극권 모임에서 운동도 하고, 책읽기 모임과 같은 공부도 하며 

지역 사람들과 만나고 알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의 또래 청년들과 밴드도 만들어 두 차례의 공연도 했다. 

시골에서의 생활이 따분하고 지루한 나날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금만 주변을 살펴보면 가지각색의 재미난 활동들이 많이 있다. 

 

각자의 삶은 저마다의 속도와 색깔이 다르다.

어딘가에 맞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산다는 것은 더없이 즐거운 일이다. 


혹시 그대의 삶이 팍팍하다고 느껴진다면, 

내 속도대로 살아보고 싶다면, 

시골로 오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꼭 지역에 들르지 않아도 

서울에 있는 전남 귀농산어촌종합 지원서울센터에서 여러 정보도 얻고, 

교육도 듣고 준비를 한 후에 말이다. 


내려오기만 하면 꽃길이 열린다는 식상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귀농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는 곳을 옮기는 것이 아닌 내 삶의 전환이라고들 한다.

그렇기에 이것저것 고민도 많이 해보고, 준비도 단단히 하고, 

지역답사도 다녀본 후에 결정하면 좋겠다.

복잡하고 바쁜 도시가 아닌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는 시골에서 그대를 만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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