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풋터 바로가기
전체메뉴닫기

귀농산어촌 뉴스

서브비주얼
귀농 '풀잎농원' 노상현 복숭아 마이스터
등록일 : 2020-09-18 작성자 : 서울센터 조회수 : 259
'풀잎농원' 노상현 복숭아 마이스터 _3

[농업경제신문=박진식 기자] 유기농 재배로 생산된 농산물의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판로시장 형성이 중요하게 대두됐다. 유기농 재배는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땅심을 길러 병해충과 맞서 생산한 농산물로 그만한 가치와 안전성을 인정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유기농 재배 중에서도 특히 복숭아를 재배하는 것은 다른 과수에 비해 훨씬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 중에서 화순의 노상현 복숭아 마아스터를 만났다.

◇ 귀농후 유기농을 선택한 사연

전남 화순으로 귀농해 유기농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는 노상현 마이스터는 초기에 농약으로 방제를 하는 관행농업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노상현 마이스터는 “어여쁜 복숭아에 농약을 살포하는 게 싫었고 농약을 살포하는 동안 내 몸도 안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말하며 "나와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당시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노 마이스터는 처음에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을 때 벌레가 너무 많아서 속수무책이었다.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다. 또 유기농 복숭아는 크기가 크지도 않고 모양이 이쁘지 않고 표면도 반점이 있어서 유기농을 모르는 사람은 제품에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해충과 소비자의 인식 차이는 노 마이스터에게 유기농 복숭아 재배를 포기하려는 마음까지 먹게 만들었다. 하지만 몇몇 소비자의 작은 울림은 유기농 복숭아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들었다.

노 마이스터에게서 복숭아를 구매했던 한 소비자는 '유기농으로 복숭아를 재배해서 그런지 반점이 생겨서 택배가 왔어요. 이 귀한 복숭아가 살짝 아파서 왔네요!'라면서 반점이 생긴 것을 이쁘게 표현해 준 사례가 있다. 또 '복숭아를 좋아하는 데 복숭아는 유기농 타이틀을 걸고 하는 매장이 없어요. 복숭아 유기농 재배는 힘든데 이런 유기농을 이어가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노 마이스터는 이런 소비자가 유기농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비싼 가격을 지불하기 때문에 유기농을 포기할 수 없고 우리나라 유기농이 유지가 되며 자긍심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전남 유기농 복숭아 1호인 노상현 마이스터는 "유기농은 생얼입니다. 화장을 하지 않는 맨 얼굴이죠! 유럽의 소비자들은 과일이 작고 못생겨도 유기농으로 키운 농산물을 좋아한다. 왜 좋은지 알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이런 인식의 전환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생산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자는 유기농 농산물을 인정하는 시장이 자리 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 마이스터는 2018년에 전국 친환경농산물 유기농품평회에서 금상을 받아 농축산식품부장관을 수상했고, 2019년 농식품부의 농업마이스터로 지정돼 친환경 과수분야에 대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농업마이스터는 재배품목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 및 소양을 갖추고, 농업경영ㆍ기술교육ㆍ컨설팅을 할 수 있는 농업분야 최고 장인을 말한다.


◇ 유기농 복숭아 재배를 위한 끊임없는 기술 개발

노상현 복숭아 마이스터는 ”유기농 재배는 이론적으로 배웠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이 같이 축적돼야 가능한 농법이다. 이를 위해 여러 기술들을 개발하고 적용했다“고 말헀다.

그는 복숭아 재배에 초생농법을 비롯 자연식물 등에서 채취해 개발한 친환경약제 등을 주로 이용했다. 실제로 병해충 방제를 위해 직접 재배한 자리공과 돼지감자, 백두옹, 은행 등의 추출액을 황토유황과 혼합해 사용한다.

또 땅심이 유기농의 기본이라고 생각한 노상현 마이스터는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하기 위해 매년 10월 무렵 호밀과 헤어리베치, 보리, 야생갓 등을 혼합 파종해 심었다. 이중 야생갓은 뿌리가 깊고 칼슘성분이 많아서 복숭아가 단단하고 저장성이 좋게 한다. 특히 노 마이스터는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온천에 가면 피부가 좋아지고 좋은 물을 마시면 몸이 낫기도 한다. 경수를 쓰면 얼굴이 땡기는 것을 느낀다. 이런 경수를 과수에 사용하면 나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스트레스를 제거하기 위해서 연수를 사용한다.

그는 ”연수 중에 제일 좋은 것은 1급수 계곡물이다. 하지만 이를 농사에 사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두번째로 좋은 빗물을 사용한다.“라고 유기농 재배 노하우를 밝혔다.

노 마이스터는 그래서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대형 빗물 장치를 만들어서 빗물을 저장한다. 또 빗물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농업용 대형 연수기를 설치했다. 노 마이스터에 따르면 화학농약을 사용해서 방제를 하면 95% 이상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유기농은 그럴 수 없다. 자연이 키우기 때문이다. 나무에 스트레스를 없애면 나무도 튼튼해진다. 연수를 사용하면 방제에 있어서도 큰 효과가 있다고 노 마이스터는 강조했다.

◇ 유기농 식품 활성화는 제도적 보완과 소비자 인식전환으로

유기농 인증은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을 말한다. 즉,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첨가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3년 이상된 흙에서 재배한 농산물이다. 이런 안전한 먹거리에 부여되는 인증이 유기농 인증이다.

미국의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제초제의 60%, 살균제의 90%, 살충제의 30%정도는 잠재적인 발암의 요인이 되는 물질의 한가지임을 밝히고 있다. 이는 농약이 발암의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라도 출산율 저하, 신경장애, 유전자 변이 등으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 특히 농산물 재배에 사용된 농약을 비롯한 화학합성물질에 의한 발암성 또는 호르몬대사 체계의 이상에 대해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수배 이상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지금 식품을 선택하는 부모에 의해 내일의 어린이들 건강이 영향을 받는다.

노상현 마이스터는 "유기농 농산물도 유럽처럼 그 가치를 인정받는 시장이 하루빨리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유기농 재배의 가치를 피력했다.

유기농 복숭아가 힘든 이유는 우선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와 재배기간이 길어서 병충해로 인해 과일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과일은 여름, 가을이 제철인 복숭아, 자두, 포도, 사과, 배, 등 대부분 과일이 해당된다.

다음으로 소비자들의 모순된 인식이다. 많은 소비자들의 기준에 의하면 과일은 무조건 크고 예쁜 모양에 흠집이 없어야 하고 맛이 달면서 농약으로부터 안전하기까지 해야 한다. 유기농 과일은 껍질 채 먹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자라면서 자연 풍파를 겪고 얻은 단맛과 신맛의 조화로움이 바로 유기농 과일이다. 이런 유기농 농작물이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면 정책적 보완도 필요하다. 미국은 환경보전 활동과 결합해 유기농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일반 소매점에서 유기농 제품 접근성을 높이고 파머스마켓을 통해 직거래를 확대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유기농 과일과 채소의 소매 판매는 일반 농산물 판매보다 두 배나 빠르게 증가했다는 연구조사도 있다. 농산물 시장은 어떤 인증을 받든 결국 소비자가 선택한다. 어떤 농산물을 선택하든 그 가치를 인정하는 일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출처 : 농업경제신문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