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영농 지원을 넘어 재해복구·복지·금융·소비촉진 등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계기로 농업과 지역경제를 잇는 상생 플랫폼으로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사진은 농협중앙회 전경.
영농인력 30만명 중개·스마트팜 확산 계절근로자 교류…농촌 일손난 해소 수해·가뭄 현장 찾아 농업인 지원 왕진버스·재능기부 등 '농촌 복지' 동행예금·포용금융으로 지역상생 전남 농산물 소비촉진…지역 연결
농협이 농업인의 삶과 지역경제를 잇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영농철 부족한 일손을 연결하고 스마트팜을 확산하는 것은 물론 재해 현장 복구와 농업인 건강·복지 지원, 농축산물 소비 촉진,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다.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농촌 복지와 지역민의 금융·소비생활까지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와 전남도의 행정통합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농협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농업·농촌에 머물지 않고 지역 간 상생과 균형발전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의 일상과 지역경제까지 연결하는 역할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농촌 일손부터 스마트팜까지…농업 경쟁력 제고
전남농협은 올해 인력중개센터를 통해 30만명의 영농인력 중개를 목표로 세웠다.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로 만성적인 일손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력중개와 봉사활동, 외국인 계절근로자 활용 등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농협 임직원과 대학생 봉사단, NH농협은행 엔돌핀봉사단 등도 농번기 농가를 직접 찾아 일손을 보태고 있다. 농업인이 실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인력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인력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활용한 농촌 인력난 해소에도 나선다. 전남농협은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을 운영하는 20개 농협과 상호교류 업무협약을 맺고 농협 간 계절근로자 인력 교류와 정보 공유를 추진하고 있다. 특정 농협에서 계절근로자가 일시적으로 남는 경우 다른 지역의 부족한 농가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유휴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운영비 손실도 줄이겠다는 취지다.
농업 생산방식 자체를 바꾸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급형 스마트팜이다. 초기 투자비 부담을 낮춘 스마트팜을 농가에 보급해 원격 모니터링과 환경제어, 데이터 기반 재배관리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실제 농협경제지주가 최대 65%를 지원하고 지자체 농업인의 부담을 25%에서 10%까지 낮춘 사례도 있다.
◆재난 현장·농촌 복지 등 공익활동 확대
집중호우와 가뭄, 폭염 등 농업 재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피해 현장을 찾고 농업인의 일상과 영농 기반을 회복하는 것도 농협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전남농협은 지난 8월 말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영광군 백수읍 농가를 찾아 침수 농경지와 작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농업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당시 영광지역에는 8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누적 50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렸고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다.
폭염과 가뭄이 겹친 현장에서는 지자체와 소방당국과 손을 잡았다. 장흥군 용산면 일대 가뭄 피해 농지를 찾아 전남광주소방본부의 소방차와 장흥군 살수차를 활용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농협은 온열질환 예방물품을 지원했다. 관내 농축협을 활용한 500여개 무더위쉼터 운영과 쿨스카프·부채 등 폭염 대응 물품 지원, 양수기와 펌프 등 농업용수 확보 장비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지역을 넘어선 재난 현장에도 손길을 보탰다. 극한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남 거제 농가에는 전남농협 임직원과 NH농협은행 대학생 봉사단 엔돌핀 등 30여명이 찾아 토사와 잔해를 제거하고 파손된 시설물을 정비했다.
농촌 복지 역시 넓히고 있다. 올해 10회 운영되는 ‘해피버스데이’는 전체 농촌 왕진버스는 17개 시군에서 70회에 걸쳐 진행된다. 의료기관을 통해 양방·한방 진료와 치과검진, 시력검사 등을 제공한다. 대학생들은 미용·네일아트와 제빵 등 재능기부에 나선다.
◆NH농협은행, 광주특별시의 ‘동행 금융’ 만든다
광주특별시 출범 이후 금융기관으로써의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NH농협은행은 지난 7월 1일 ‘NH광주특별시 동행예금’을 출시했다. 1인당 100만원 이상 가입할 수 있는 1년 만기 특판예금으로 총 판매한도는 1천억원이다. 판매 종료 후 판매액의 0.1%, 최대 1억원을 공익기금으로 조성해 지역 발전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지역상생 금융상품으로 의미를 더했다.
금융의 문턱을 낮추는 포용금융도 농협이 지역에서 수행하는 역할 가운데 하나다.
전남농협은 지난 8월 담양 고서농협에 ‘포용금융 동행창구’ 전남 1호점을 열었다. 고령자와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금융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전담직원이 예금·대출·송금 등 주요 금융업무를 1대1로 안내하고 확대 독서기와 음성 안내기기, 디지털 번역기 등도 갖췄다.
지역 농축산물의 소비를 촉진해 농업인 소득도 제고한다. 전남광주 상생장터를 열어 지역 농축산물을 직접 판매하고, 전남도교육청과 함께 양파와 국내산 닭고기 소비를 촉진하는 ‘동심달닭’ 캠페인 등을 통해서다. 전남 쌀과 양파, 축산물 등 지역 농축산물이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방식으로 농업과 소비를 연결하고 있다.
◆‘농업에서 지역 전체로’…상생 플랫폼 도약
시도 행정통합은 농협에도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과 유통을 지원하는 기존 기능을 넘어 광주특별시라는 하나의 생활·경제권 안에서 전남광주의 농업, 금융, 소비자,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상생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은 올해 추석명절을 앞두고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을 광주송정역에서 귀성객에게 알렸다. 함평 나비대축제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과 우리 농산물을 함께 홍보하는 등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전남농협 임직원들은 2013년부터 행복나눔기금을 조성해 취약계층에 농산물과 생필품을 지원하고 의료비 지원과 재난·재해 구호 등에 활용해왔다. 올해 추석에도 무안군 목포장애인요양원에 500만원 상당의 전남 햅쌀과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광일 농협중앙회 전남광주통합본부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으로 농협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 기능을 바탕으로 지역의 생산과 소비, 사람과 사람,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농심에서 출발한 농협의 역할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장되면서, 상생과 균형발전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지역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