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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노동자 보호·관리 시스템 뒷받침 돼야 ‘소중한 동반자’
등록일 : 2026-04-08 작성자 : 서울센터 조회수 : 3
노동자 보호·관리 시스템 뒷받침 돼야 ‘소중한 동반자’_2


지난 4일 찾은 해남군 화산면 만호해역 갯벌 앞에서 만난 라오스 국적의 공공형계절근로자 솜폰 포사왕(왼쪽)씨와 캄판 웨아씨.


계절 근로자들의 눈물 인권침해·착취 악순환

<5> ‘일꾼’보다 ‘이웃’으로

정부·지자체 제도·여건 마련해야

시·군 인력 한명이 수백명 전담

인력 늘리고 정기 실태조사 필요

주거환경 개선·모니터링 체계 절실

전문기관 관리 제도 공공감시해야


전남 어촌 현장에서 계절근로자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잡은 지금, 계절근로자를 ‘일꾼’을 넘어 ‘소중한 동반자’로 바라보려면 정부와 지자체부터 의지를 갖고 그에 걸맞는 시스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직까지 현장뿐 아니라 정부, 지자체까지 계절근로자들을 ‘노동력 공급’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있고, 적극적인 대응 의지도 보이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7일 이주노동자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 등이 내놓은 계절근로자 보호 대책은 효과가 특정 지역에 편중되거나, 오히려 인권침해 문제를 덮는 결과를 내놓는 등 ‘헛발질’을 반복해 왔다.


전남도는 지난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해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사업’을 추진, 2025년까지 계절근로자를 위한 숙소 15곳을 확충했으나, 사업이 농가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어가는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다.


전남도는 지난 2024년부터 계절근로자 소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각 시·군에 언어소통 도우미(통역)를 배치했으나, 운영 계획상 ‘계절근로자 100명당 도우미 1명’ 기준을 세우면서 농가는 구례군이 어가는 강진군, 여수시, 해남군이 1명도 배정되지 못했다.


정부도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지자체가 함께 참여한 합동 특별점검은 고흥 굴양식장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지난 1월 8일 처음 실시됐다.


더구나 실태조사 당시 법무부와 지자체 고용노동부 모두 제도 운영 주체이자 이해 당사자라 제대로 된 조사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실태조사에서 고흥군은 고용주, 브로커 말만 듣고 피해 입은 노동자가 아닌 애먼 노동자들을 조사하는 등 허술한 관리 실태를 오롯이 보여줬다.


결국 반복되는 계절근로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효성 있는 실태조사와 제도 개선책을 내놓는 것은 물론, 담당자와 소통관리자를 늘리고 어촌에 특화된 주거 지원 정책을 고안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계절근로자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기적인 실태조사 체계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담당 인원부터 늘려 단순히 숫자 관리를 넘어 입국, 공공형 계절근로자 제도, 법적 지원, 생활 지원, 인권보호 등 역할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처럼 각 시·군에 배치된 1~2명의 담당 공무원이 지역 내 분산된 수백~수천명의 근로자를 일괄 관리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법무부, 고용부,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협조하며 역할에 따라 계절근로자 취약점들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체계도 필수 요건으로 제기된다. 이를 위해서는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를 투입해 객관성 있는 실태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드는 체계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창덕 한국이민사회전문가협회 본부장은 “현재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조사하는 방식으로는 피해자들이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실효성 있는 조사를 하려면 제3자나 시민단체 등 현장을 오래 본 주체가 참여해야 한다”며 “또 실태조사 시 고용주와 행정기관을 실질적으로 분리한 채로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다. 주거 지원이 절실한 해안·도서 지역 어가에 특화된 이동형 주택(모듈러 주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고용주들이 불참하기 일쑤인 인권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연홍 한국이민정책학회 연구이사는 “도서 지역이나 소규모 어가의 경우 대규모 기숙사 건립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을 갖춘 모듈러 주택을 자치단체가 렌탈 방식으로 보급하는 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 농민들에게 ‘고용주 교육 이수제’를 의무화하고,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농가에는 인력 배정 쿼터를 제한하는 등 실효성 있는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함께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3일부터 시행된 개정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계절근로자 선발·입국·체류·출국 관리까지 전 과정 지원을 도맡게 된 ‘전문기관’에 대해서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민이 이민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전문기관을 통해 오히려 그동안 음지화됐던 브로커 집단이 양지화될 우려도 생겼다”며 “전문기관이 지자체의 행정 부담을 일부 대신한다 하더라도, 공공기관이 근로조건 점검, 인권침해 대응 등 최종 책임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기복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금 계절근로자 정책은 인력 확대에만 초점을 맞췄지,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고, 결국 노동력 착취와 인신매매 문제까지 이어져 왔다”며 “계절근로자는 더이상 보조 인력에 그치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농·어업을 이끄는 이들로서 정부 등이 적극적으로 제도·환경을 바꿔줘야한다”고 했다. <끝>


기자 : 하성민 기자 hsm@kwangju.co.kr


출처 : 광주일보원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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