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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 곡창지대 전남 영향은
등록일 : 2026-03-06 작성자 : 서울센터 조회수 : 10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 곡창지대 전남 영향은_2

정부가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한 첫 전면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도 투기 대상이 됐다”며 전면 점검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투기 차단을 명분으로 한 이번 조사가 전국 최대 곡창지대인 전남 농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전남도 등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전국 농지 150만㏊로 국토 약 15%에 달한다. 정부는 농지 소유·임대차·이용·전용 실태를 전수 확인하고, 불법 임대차·무단 휴경·불법 전용이 적발될 경우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공시지가의 25% 이하) 부과 등 행정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정부는 예산·인력 등을 이유로 전체 필지의 약 10%만 표본조사해 왔다. 지난 2019~2023년 5년간 처분명령을 받은 인원은 7722명이다. 전수조사로 전환되면 위반 적발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겨냥한 지점은 수도권 농지 투기다. 수도권 농지 공시지가는 평당 평균 8만원 수준이지만 개발 예정지 인근은 3~5배, 많게는 10배까지 형성돼 있다. 농지 가격 상승이 귀농·영농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번 조사는 수도권에 한정되지 않는다. 점검 항목에는 무단 휴경과 불법 임대차도 포함돼 있다. 같은 기준이라도 지역별 농지 이용 구조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수도권의 비사용 농지가 개발 기대에 따른 투기성 방치라면, 농촌의 쉬는 땅은 고령화와 인력난 속에서 발생한 구조적 휴경인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남은 투기보다 휴경·임차 구조와 관련한 점검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전남은 전국 경지면적의 18%(27만4435㏊)를 차지하는 최대 농업 지역이다.


농림축산식품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전남 휴경농지는 2019년 5998㏊에서 2024년 1만2189㏊로 5년 새 103% 증가했다. 휴경률도 2.1%에서 4.4%로 상승했다. 전국 평균(2024년 5.5%)보다는 낮지만, 휴경 면적은 경북(1만306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농업 현장에서는 수도권의 투기 단속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전남 농촌의 임차 구조 전반이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광군 농민회 관계자는 “수도권의 기획 투기와 전남의 임차농 중심 구조를 같은 기준으로 보면 안 된다”며 “땅이 놀아도 농사를 지을 사람이 부족한 상황에서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일괄 제재는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남 농촌에서는 고령이나 질병 등으로 자경이 어려워진 농가가 이웃이나 친척에게 구두로 경작을 맡기는 ‘대리경작’ 관행이 널리 퍼져 있다. 계약서 없이 소액 또는 무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실에서는 노동력 공백을 메우는 자구책이지만, 법적으로는 불법 임대차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

행정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휴경 문제도 쟁점이다. 휴경은 즉각적 벌금이 부과되는 구조라기보다, 직불금 신청 과정에서 경작 여부를 신고하고 그 결과가 보조금 지급과 연동되는 방식이다. 지자체가 모든 필지의 휴경 여부를 상시 점검하기 어려워 통계 관리에도 한계가 있다. 전수조사가 본격화되면 관행적 대리경작과 휴경이 동시에 점검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아직 중앙정부의 세부 지침은 내려오지 않았다”며 “현장의 고령·질병 사례가 많은 만큼 단속 중심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도권 내 위탁과 청년·귀농인 연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농지법은 개인 간 임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농지은행을 통한 위탁 등 일부 예외만 허용한다. 다만 오랜 기간 유지돼 온 마을 단위의 비공식 임차 관행을 충분한 안내나 유예 없이 일괄 제재할 경우 농지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 모두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 전남 농지은행 사업에 3375억원을 투입하고 임대 위탁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제도권 내 임대차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수조사의 성패가 적발 규모가 아니라, 유휴 농지를 다시 경작지로 연결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농촌은 고령화가 심각해 유휴 농지를 지역 내부 수요만으로 소화하기 어렵다”며 “국가나 지자체가 매각 대상 농지를 매입해 기업농·청년농에게 임대하는 등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 : 정성현 기자

출처 : 진일보 바로가기(https://www.j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90000025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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