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전남 담양군이 ‘머무는 관광’에 방점을 찍은 생태관광 전략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주민등록 인구의 8배를 웃도는 생활인구가 유입되며 관광이 곧 지역의 일상과 경제를 살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연과 문화,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살린 콘텐츠가 어우러지며 담양은 인구감소 시대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3분기 생활인구 자료에 따르면 담양군의 생활인구는 42만 4087명으로 주민등록 인구 4만 4842명의 약 8.3배에 달했다. 이는 전남 16개 인구소멸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군은 2분기에도 41만 9946명으로 등록인구 대비 8.1배를 기록하며 2분기와 3분기 연속 전남 인구 감소 시·군 중 생활인구 수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생활인구의 85.8%가 외부 지역 거주자로 방문객의 꾸준한 유입이 지역 활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활인구는 월 1회 이상 3시간 이상 지역에 체류한 인구를 포함해 경제·사회적 기여도를 반영하는 지표로 담양의 지역 활성화 전략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본지는 어떤 요인이 담양 생활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다각도로 취재·분석했다.
◆사계절 관광 콘텐츠 ‘인기’
담양군이 생활인구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관광 인프라의 성공적 구축에 있다.
박창규 전남도립대 교수는 “담양은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길 같은 생태 관광자원과 관방천 국수거리, 창평시장 국밥거리 같은 대표 음식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라며 “해동문화예술촌, 담빛예술창고 같은 문화공간과 SNS 입소문을 탄 개성 있는 카페들이 인기를 더하며 생활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관광자원과 트렌드의 유기적 연계가 담양의 생활인구 증가와 지방소멸 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봄 대나무축제, 겨울 산타축제 등 계절별 콘텐츠는 성수기와 비수기 간 방문객 격차를 줄이고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1읍면 1축제’ 정책을 통해 금성면의 고비산 산벚꽃축제, 가사문학면의 찰옥수수 축제, 월산면의 용구산 들꽃축제 등 지역 고유의 색을 살린 행사가 열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가족 단위 관광객 유치에도 성과를 보였다.
◆체류형 관광 소비 증대 기여
담양군은 ‘머물고 싶은 도시’를 목표로 당일 관광에서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 전략을 적극 추진해 왔다. 숙박시설 확충과 야간 관광 콘텐츠 개발, 체험형 프로그램 다양화 등을 통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대폭 늘리고 지역 소비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에 설치된 감각적인 야간 조명과 문화·자연이 어우러진 야행 프로그램은 방문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체류 연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도시와의 접근성도 담양군의 경쟁력 중 하나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정화(30대)씨는 “거주지에서 30분도 채 안 걸려 가족들과 주말마다 방문한다”며 “교통 편의성과 주차 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부담 없이 오기 좋다”고 말했다.
담양의 자연환경은 도시민들에게 특별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맨발걷기’를 위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찾은 정해연(50대, 광주 동구)씨는 “도시가 품고 있는 자연환경이 명품이라 담양에 다녀오기만 해도 완벽한 힐링이 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관광이 이끈 경제 활성화
생활인구 증가는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는 상권 활성화와 농산물 직거래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청년 창업 붐으로 확산됐다. 젊은 세대가 운영하는 특색 있는 카페와 공방은 방문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지역 경제 다각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담양읍에서 전통 찻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꾸준히 늘어 자녀 교육비에도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농산물 직거래로 혜택을 본 박모씨도 “축제와 관광객 증가 덕분에 농가 소득이 크게 향상됐다”며 긍정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메타프로방스’에서 대나무 상품을 판매하는 김진영(가명, 50대)씨는 “예전엔 한적했던 시골 마을이 이제는 관광객으로 활기가 넘친다”며 “지역 상권 활성화에 확실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담양은 이미 관광지로서 입지를 굳혔다”며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도 담양은 보기 드문 성공 사례”라고 덧붙였다.
지역 특산물 판매처 ‘담양몰’의 단골 고객 이미영(60대, 광주 북구)씨는 “명절 20% 할인 행사뿐 아니라 지역 식품 명인의 다양한 제품이 있어 평일에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지방소멸 대응 전략 본격화
담양군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34개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관광 인프라 확충, 청년 일자리 창출, 귀농·귀촌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생활인구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올해부터 정부가 지방교부세 산정에 생활인구를 반영하기로 한 정책 변화는 담양군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군은 이에 따라 확보되는 재원을 관광객 편의시설 확충과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생활인구 증가는 단순한 방문객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지역 경제와 공동체 활력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자연 친화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과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찾고 머무는 담양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자 : 이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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