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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21년 직장생활 접고 고향으로 ‘아주 특별한 농장’서 인생 2막
등록일 : 2021-03-05 작성자 : 서울센터 조회수 : 181
21년 직장생활 접고 고향으로 ‘아주 특별한 농장’서 인생 2막 _2

귀농 10년차 김민석(49)씨가 함평군 함평읍 대덕2리 자신의 농장에서 우슬로 만든 환과 분말, 뿌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0년차 귀농인 김민석(49)씨를 만나기 위해 함평군 함평읍 대덕2리를 찾았다. 김씨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회관 앞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새끼줄을 꼬고 있었다. 마을 이장 자리는 지난해 내려놨지만, 마을에 김씨보다 젊은 사람이 거의 없어 마을 대소사에 김씨는 핵심인사다.


김씨는 2013년부터 이곳에서 ‘아주 특별한 농장’을 운영 중이다.


평범함과 기본을 지키기 어려운 요즘, 항상 기본을 지키고 위해 노력하는 것 만으로도 특별하다며 붙인 농장 이름이라고 했다.


    

 21년간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지난 2013년 귀농을 결심한 김씨의 사연도 여느 귀농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씨는 “직급이 높아질 수록 회사 내에서 주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저를 짓눌렀고, 여기에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또 비록 늦었지만 장남으로서 부모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싶다는 생각 역시 저를 고향으로 이끌었죠”


부모님이 계신 고향마을로 귀농을 결심한 김씨는 가족들에게 귀농을 선었했지만, 아내의 반응은 냉담했다. 아이들 교육 문제는 물론 생활인프라가 부족함 점 등 도시에서만 살아왔던 아내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이 때문에 귀농을 선포하고 아내와 3개월간 냉전에 들어갔다. 아내의 반대에도 김씨는 귀농의 뜻을 거두지 않았다. 우선 회사를 그만두고 출퇴근 형태로 함평과 광주를 매일같이 오갔다.


김씨는 “당장 집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농부로서의 삶에 대한 방향성도 없어 출·퇴근하며 집도 알아보고 마을분들과도 유대도 쌓았죠.”


김씨는 1년 간 함평을 오고 간 끝에 지난 2013년 둥지를 틀었다. 함평에서의 삶이 시작되자 누구보다 신이난건 김씨의 세 아들이었다. 개구쟁이 삼형제는 아파트에 살면서 분출하지 못했던 에너지를 대문만 열고 나가면 펼쳐지는 함평의 자연 속에서 마음껏 쏟아냈다.


귀농인 김민석씨가 셋째 아들 김윤(10)군과 축사를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함평살이를 시작한 김씨는 처음엔 딸기 농사를 짓고 싶었다고한다. 고향에서 한 평생 딸기농사를 지어온 부모님에게서 보고 들은 것도 있었던 데다 부모님의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씨의 부모는 이에 반대했다. 김씨는 “제가 막 귀농했을 때만 하더라도 수경재배가 가능한 지금과 달리 노동력이 많이 드는 토경재배만 가능한 때라 평생 딸기농사를 지어온 부모님께서 딸기농사는 힘들다며 하지 말아달라며 만류했어요.” 그러던 중 김씨는 함평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우슬’을 만났다. 특용작물인 우슬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인 약초로 한의원 등에서도 약재로 많이 쓰이는 작물이다.


김씨의 머리 속이 번뜩였다. 자신 또한 과거 직장생활을 하면서 무리하게 몸을 쓴 탓에 ‘추간판탈출’ 이라는 병을 얻어 수술과 치료를 반복한 적 있다. 내가 먹어보면서 직접 효능을 알아보며 상품화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또 우슬은 투입비용이 다른 작물의 절반 수준인데다 재배과정도 까다롭지 않았다. 최소 4~5차례 풀을 메야하는 다른 작물에 비해 우슬은 일 년에 많아야 2차례 정도만 충분했다. 우슬 채취 또한 많은 노동력을 들이지 않고 기계를 통해 손쉽게 할 수 있었다.


김씨는 2014년부터 우슬을 재배해 즙 형태로 가공해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즙은 용량과 농도 등 소비자들마다 선호하는 정도가 달라 모든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고 김씨는 우슬을 환 형태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환을 판매하기 시작하자 판매량이 늘었어요. 환은 스스로 개수를 조절하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았죠”


우슬 상품화에 성공한 김씨는 주변에서 백향과 노루궁뎅이버섯 등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과 함께 영농조합을 결성했다. 고객 정보와 유통 경로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다 영농조합이 산지유통센터의 역할을 하므로써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등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세 농가로 시작한 영농법인은 현재 다섯 농가로 늘었다. 다섯 농가가 함께 지역축제와 플리마켓 등에 참여해 제품을 홍보하고 손이 모자랄 때 서로 일손을 보태기도 한다.


우슬은 비교적 생소한 작물이다보니 김씨는 우슬 판매 경로로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절실했지만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김씨에게 함평군 정보화농업인연구회가 큰 도움이 됐다. 김씨는 인터넷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꾸준하게 받을 수 있었고, 현재 인터넷 스마트스토어와 남도장터, 우체국쇼핑몰 등에서 자신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김씨는 “온라인을 통한 판매와 홍보가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이 됐어요. 군에서도 꾸준히 지원을 해주고 있어 점점 개선되고 있다”며 “아직 많이 어설프지만 오히려 촌스러움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겠다”고 다짐했다. 김씨는 예비 귀농인들이 정보만 얻으려하지말고 직접 몸과 마음으로 부딪혀 마을에서 살아볼 것을 당부했다.


“귀농을 하겠다고 땅을 사고 바로 집을 짓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혼자 사는 것이 아니기에 마을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날 수도 있어요. 조그만 빈집을 구해 고쳐 살면서 마을 분들과 유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이에요. 또 도시에서 보고 듣는 건 모두 성공한 귀농인들의 이야기뿐이에요. 그러니 직접 농촌에 내려와 현실과 부딪혀 보며 몸으로 겪어보는 게 중요해요.”


그는 또 현재 전남도에서 지원중인 ‘귀농인의 집’, ‘전남에서 살아보기’, ‘체류형 지원센터’ 등 예비 귀농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 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참여도 권장했다.





출처 : 광주 뉴스 /함평=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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